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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은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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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동양은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
저자 J.J. 클라크 지음 | 장세룡 옮김
출판사 우물이있는집
정가 14,000원
발행일 2004년 02월 25일
사양 337쪽 | 630g
ISBN 9788989824220

'동양이 서양을 계몽해왔다고? '

이 책의 제목을 본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흔히 ‘계몽’은 서양의 전유물이며, 서양이 동양을 계몽했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다시피 그러한 편견을 깨고 있다. 이 책의 원제는 ‘동양의 계몽(Oriental Enlightenment)’이고 부제는 ‘동서양 사상의 조우(The encounter between Asian and Western thought)’이다. 한마디로 동양이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에 초점을 맞춘 사상과 문화의 교류사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동양을 편애하여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종이를 둘둘 말아 10년을 두었다가 평평하게 펼쳐 놓으려면 다시 뒤집어 말았다가 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기 위해 쓴 것이다. 저자는 담담하게 구체적인 예시를 풍부하게 들어가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동양이 서양에 미친 영향을 서술하고 있다.

저자 : J.J. 클라크(J.J. Clarke)

영국 킹스턴 대학교의 사상사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했다. 저서로 『융과 동양사상(Jung and Eastern Thought)』『서야의 도:도가사상의 서구적 변환(The Tao of the West:Western Trandsformations of Taoist Thought)』이 있다.

    동양이 서양을 계몽해왔다고?

    이 책의 제목을 본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흔히 ‘계몽’은 서양의 전유물이며, 서양이 동양을 계몽했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다시피 그러한 편견을 깨고 있다.
    이 책의 원제는 ‘동양의 계몽(Oriental Enlightenment)’이고 부제는 ‘동서양 사상의 조우(The encounter between Asian and Western thought)’이다. 한마디로 동양이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에 초점을 맞춘 사상과 문화의 교류사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동양을 편애하여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종이를 둘둘 말아 10년을 두었다가 평평하게 펼쳐 놓으려면 다시 뒤집어 말았다가 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기 위해 쓴 것이다. 저자는 담담하게 구체적인 예시를 풍부하게 들어가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동양이 서양에 미친 영향을 서술하고 있다.


    서양은 서양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모든 문명교류사라는 거울에는 타자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문명교류사는 독자적인 역사의 전개와 문명의 발전이라는 패러다임이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폭로한다.
    서양의 지적 전통도 마찬가지다. 서양의 지적 전통은 서양만으로 이루어져있지 않다. 그 전통 안에는 수많은 동양사상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있다. 도식적으로 말한다면 서양사상의 발전은 서양 고유의 사상과 동양사상의 합작품이다.
    우리가 통상 서양 고유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왔던 서양철학과 예술, 문화는 동양의 영향을 받아 발전해왔다. 과도한 해석 아니냐고? 그럼 다음 내용을 보자.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은 철학자, 예술가, 과학자들

    몽테뉴 / 볼테르 / 라이프니츠 / 임마누엘 칸트 / 셸리 / 괴테 / 피히테 / 셸링 / 쇼펜하우어 / 바그너 / 니체 / 에머슨 / 소로우 / 예이츠/ 에즈라파운드 / T.S. 엘리어트 / 칸딘스키/ 몬드리안 / 올더스 헉슬리 / 헤르만 헤세 / 롤랑 바르트 / 에리히 프롬 / 하이데거 / C.G. 융 / 슈바이처 / 슈뢰딩거 / 루돌프 슈타이너 / 아널드 토인비 / H.G. 웰스 / 칼 야스퍼스 / 메를로 퐁티 / 로버트 노직 / 앙리 베르그송 / 제임스 / 듀이 / 화이트헤드 / 비트겐슈타인 / 마르틴 부버 / 프리초프 카프라 / 닐스 보어 / 하이젠베르크 / 조셉 니덤 / E.F. 슈마허

    이들은 서양의 지적 전통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동양사상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면 어떤가? 그리고 단지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았을 뿐 아니라 독자적인 학문과 예술을 탄생시키는 데 있어서 동양사상에 결정적인 빚을 지고 있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지식인들은 이 외에도 많다. 여기서는 그 중에서도 우리가 알만한 사람들만을 가려 뽑았다.) 그렇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양의 지적 전통은 독자적으로 발전되어 온 것이 아닌 것이다.
    동양이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았듯이 서양 역시 동양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적 전통을 형성해왔던 것이다.

    새로운 오리엔탈리즘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

    클라크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오리엔탈리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오리엔탈리즘의 정의가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이드가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개념을 서구 자유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하기 위해 사용했다면, 클라크는 서양이 자신들의 지적 관심사 안으로 동양을 통합시키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이 포함된 개념으로 오리엔탈리즘이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이드가 동양을 복종시키고 통제하는 서구제국주의의 ‘지배서사’(master narrative)로 오리엔탈리즘을 규정했다면, 클라크는 오히려 서양 안에서 제국주의 권력을 전복하려는 자극제로서 오리엔탈리즘이 작동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드는 동양을 서양의 타자로서 ‘일방적으로’ 규정했다면, 클라크는 서양의 지식과 권력이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으며 성립되었다고 보았다.
    이 책은 근대 서구 지성사를 통해 오리엔탈리즘을 역사적으로 재규정하고자 한 최초의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사용되는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에 대한 차별주의의 의미가 아니라 서양에 내재된 문제를 ‘동양’을 통해 극복하고자 주도적으로 수용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지적 정체성을 넘어서

    이러한 저자의 논점은 동양과 서양의 지적 정체성 자체에 의문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계몽시켜왔다는 전제도 허구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그래도 근대에 들어서는 서구가 동양에 미친 영향이 더 크지 않나요?’ 이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이렇다. ‘오히려 계몽주의, 낭만주의, 모더니즘 등 근대의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 동양사상입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동양사상에 자극받아 성립된 서양의 근대의식이 다시 동양에 역수입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동양 속에 내재된 서양과 서양 속에 내재된 동양’을 인식하기를 바란다. 그러한 인식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과 정체성을 넘어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