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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수호자 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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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대지의 수호자 잡초
저자

조셉 코케이너 지음 | 양금철, 구자옥 옮김

출판사 우물이있는집
정가 12,000원
발행일 2003년 09월 30일
사양 224쪽 | 388g
ISBN 9788989824190

잡초라는 이름에 깃든 인간의 오만과 편견 하나. 우리는 흔히 잡초를 쓸모없는 풀로 생각하고 그것을 모두 제거하려 한다. "제자리를 벗어나 자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러나 저자는 풀이 자라야 하는 자리가 따로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편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제자리"는 인간이 정한 이치이지, 자연의 이치가 아니다. 식물이 어느 특정한 장소에서 잘 자라고 있다면 그곳이 바로 제자리이다. 잡초라는 보통명사는 식물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편견을 드러내는 이름이다. 그리고 잡초를 없애는 작업은 인간의 또 하나의 자연에 대한 폭력성을 보여줄 뿐이다. 이 책은 잡초의 생태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교양서임과 동시에 인간의 오만과 편견에 대한 고발장이다. 잡초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쓸모없거나 해롭지 않다. 오히려 잡초는 생태적으로도 이로울 뿐 아니라, 인간이 키우는 작물에게도 이롭다.

이 책에는 50컷이 넘는 사진과 도판이 있다. 1960년대 이전의 도판과 현대의 사진을 함께 실어 책의 이해를 돕게 했다. 다만 미국의 환경에 맞게 씌어진 책이라는 점을 고려해 저자가 살았던 지역이나 연구했던 지역에서 자라는 종을 중심으로 했다. 그것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것들도 일부 있고, 귀화종으로 자라는 것들도 있다. 또한 집 주위나 들과 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들도 수록해 생태학이나 농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된다.

저자 : 조셉 코케이너(Joseph A. Cocanneour)

50년 동안 생물학과 환경보존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잡초가 생태와 환경 뿐 아니라 농작물에게도 이롭다는 것을 증명했다. 저자는 본서 이외에도 현대농업에 관련된 책들을 썼다. 그가 쓴 『물과 생명의 순환(Water and the Cycle of Life)』은 물의 생태학에 관한 책으로 토양과 식물, 동물 그리고 인간에게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그 외에도 『유기원예농업(Organic Gardening and Farming)』, 『자연과 함께 하는 농업(Farming With Nature)』 등이 있다.

역자 :양금철

중앙대학교 생물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국립환경연구원 생물다양성부 생태계조사단 책임연구원이었으며, 현재 천안공업대학 환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자 :구자옥

서울대학교 농과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전남대학교 응용생물학부 교수이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슈퍼쌀’을 개발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저서인 『한국의 잡초 도감』은 저자가 잡초의 유용성을 인식하고 잡초 연구가 척박한 우리나라에서 10여년 넘게 공을 들여 이룬 최초의 성과이다. 그 외의 저서로 『농업생태학』 등이 있다.

    '잡초’라는 이름에 깃든 인간의 오만과 편견

    우리는 흔히 잡초를 쓸모없는 풀로 생각하고 그것을 모두 제거하려 한다. “제자리를 벗어나 자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러나 저자는 풀이 자라야 하는 자리가 따로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편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제자리”는 인간이 정한 이치이지, 자연의 이치가 아니다. 식물이 어느 특정한 장소에서 잘 자라고 있다면 그곳이 바로 제자리이다.
    ‘잡초’라는 보통명사는 식물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편견을 드러내는 이름이다. 그리고 잡초를 없애는 작업은 인간의 또 하나의 자연에 대한 폭력성을 보여줄 뿐이다. 이 책은 잡초의 생태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교양서임과 동시에 인간의 오만과 편견에 대한 고발장이다.
    잡초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쓸모없거나 해롭지 않다. 오히려 잡초는 생태적으로도 이로울 뿐 아니라, 인간이 키우는 작물에게도 이롭다.

    ‘잡초학’의 기원이 된 책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잡초를 옹호한 첫 번째 책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금도 잡초를 농약을 뿌려 없애야 할 애물단지쯤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농학현실을 감안한다면 1940년대 말에 씌어진 이 책의 ‘선진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른바 최초의 ‘잡초론’으로 서구의 생태주의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중요한 문헌이며 ‘잡초학’―‘잡초방제학’이 아닌―의 시조격에 해당하는 책이다.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 사람들은 별 커다란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점차 뜻있는 학자들이 이 책을 주목하고, 잡초의 생태에 대해 새롭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책은 흔히 다른 분야의 ‘최초의 문헌’들처럼 어렵지 않다. 조셉 코케이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잡초생태의 실태를 알리고자 이 책을 썼기 때문에 식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다. 이 책은 저자가 잡초에 대한 50간의 끈질긴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이다.

    ‘잡초’ 짓는 인디언들

    그러나 저자가 ‘잡초’가 인간과 생태에 이롭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아니다. 저자는 잡초의 유익함에 대해 글자로 모르는 농투성이들과 인디언들에게서 그것을 전해 들었다. 당시에도 현명한 농부들은 잡초를 이용해 농지를 기름지게 할 줄 알았고, 심지어 인디언들은 잡초를 직접 손으로 돌보며 키웠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은 학계에 전해지지 않고 있었다. 충격을 받은 코케이너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잡초연구에 착수했으며, 그 연구과정을 통해 이른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범벅이 된 ‘근대농법’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잡초는 좋은 먹거리일 뿐 아니라,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야생초 편지』라는 책이 발간되어 화제를 모았다. 없애버려야 할 잡초가 약재도 되고 식량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코케이너가 인디언들을 만난 100여 년 전 이미 인디언들 사이에서는 오래된 상식이었다. 포니족 인디언은 야생 나팔꽃과 야생 순무, 그리고 그 씨앗을 먹었다. 인디언 여자들이 채집한 비름과 명아주 씨앗은 빻아서 빵이나 포리지(채소나 고기 따위로 만든 잡채식 죽의 일종)를 만들 때 함께 넣는다. 비름은 끓인 다음 돼지기름에 튀겨먹기도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잡초에 대한 이러한 발견은 실은 ‘발견’이라기보다는 근대과학농업으로 인해 잃어버린 ‘오래된 과학’이라고 하는 편이 옳다. 과학은 근대의 산물이며 과학에 기반한 인간의 오만과 편견의 산물이다.
    잡초는 좋은 먹거리일 뿐 아니라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 대부분의 잡초는 억척스러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생명력은 강인한 뿌리의 힘에서 비롯된다. 잡초에 따라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잡초는 자신의 키의 수백 배에 달하는 거리를 뻗어나갈 수 있는 뿌리를 가지고 있다. 그 뿌리는 지하 깊은 곳에서 양분을 빨아 올려 표토를 기름지게 할 뿐 아니라, 땅을 푹신푹신한 스펀지처럼 만들어 그 속에서 수많은 미생물들이 살아 숨쉴 수 있게 만든다. 그러한 땅에서 인간이 기르는 작물들 역시 잘 자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척박한 땅에 잡초를 심어라

    잡초는 척박한 땅을 개간하는 성실한 농부이다. 땅을 개간하는 데 있어서의 잡초의 능력은 대단하지만, 간혹 지극히 황폐한 땅은 잡초의 힘으로도 부족한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인간이 잡초를 도와야 한다. 잡초가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속아주고, 거름을 주며 돌보아야 한다. 그러면 제아무리 황폐한 땅이라도 작물이 자랄 수 있는 비옥한 땅으로 변할 것이다.
    현대농업의 위기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인한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학비료와 농약은 마치 노예에게서 노동력을 쥐어짜듯 토양의 영양분을 쥐어짠다. 그런 토양은 얼마 안 있어 황폐해지고 작황은 줄어든다. 근대 농업은 그런 토양에 화학비료와 농약을 더욱 많이 쏟아 부어 소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방식으로 생산된 결실에는 영양소가 부실할 뿐 아니라, 인간에게 좋지 않은 독소들이 남아있게 된다. 결국 근대농업은 토양과 생태계, 그리고 인간을 한꺼번에 파괴하고 있다. 온갖 방제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땅의 건강성을 유지시키는 잡초는 힘겹게 살아남아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잡초에 대한 인식을 바꾼 세계대전

    양대 세계대전은 잡초가 대지에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온갖 화학물질과 독소, 무기파편으로 초토화된 땅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잡초였던 것이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폭격만 인명을 앗아가는 것이 아니다. 전쟁이 나면 땅이 황폐화되어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게 된다. 사람들이 극단적인 기아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사람들의 식량이 되어준 것 역시 잡초였다. 왜냐하면 초토화된 땅에는 잡초 외에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대 세계대전 이후 학자들은 잡초에 대해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전쟁은 잡초가 얼마나 중요한 먹거리로 이용되는지, 잡초가 어떻게 땅을 재건하는지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가축에게도 영양분이 풍부한 사료로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럽산 방가지똥은 젖소나 가축에게 매우 훌륭한 사료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백질이 풍부한 방가지똥의 마른 잎과 줄기를 주식으로 먹은 씨암탉은 엄청난 계란 생산량의 증가를 보였다. 방가지똥 건초를 먹은 젖소는 우유와 유지방 생산에서 뚜렷한 증가를 보였다.

    잡초는 작물을 기른다

    잡초는 너무 빽빽하게 자라지 않도록 농부들이 조금만 관리하면 작물에 매우 이로운 일을 한다. 일례로 털비름은 대부분의 토양에 좋은 일을 한다. 이 식물은 중점토에서도 당근, 무, 비트 등과 같은 채소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토양을 탄력 있게 바꾼다. 명아주는 60cm 정도 서로 떨어져 자라면서 감자의 생산량 증가의 주된 역할을 한다. 잡초는 감자의 품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한해살이 야생나팔꽃 덩굴 속에서 옥수수는 더 잘 자란다. 잡초는 옥수수가 자라는 데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 잡초가 하부 토양 깊숙이 뻗어내려가 영양분을 옥수수에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런 예들은 바로 잡초가 모성(보호)식물로서 다른 작물의 성장에 절대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잡초가 없으면 토양이 척박해지고, 토양이 척박해지면 홍수가 난다

    미시시피 강과 그 지류 부근의 드넓은 땅은 인디언에게 최고로 질이 좋은 땅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배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식량이 풍부했던 이곳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비극을 맞이했다. 대영제국의 초기 탐험가들은 사람들에게 천국을 발견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백인이 몰려오고 나서부터 땅은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비옥한 미시시피 강 유역에서 백인들은 자원을 약탈했다. 산림은 목재로 변하고,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초원과 산림지대는 개척지로 변해 식량생산은 초과 달성되었다.
    세월이 흘러 농기계와 농업기술은 더욱 혁신적으로 발전했고 이곳은 세계의 곡창지대가 되었다. 그러나 개척 초기 맑았던 강줄기들은 사라져갔다. 비만 오면 걸쭉하고 진한 물이 넘쳐흐르고, 비옥한 토양은 빗물에 씻겨 내려갔다. 그리고 곧 척박한 토양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곧 홍수가 지기 시작했다. 자연의 경고를 무시한 결과였다.
    토양은 빗물을 담는 댐이다. 토양은 분해되었거나 분해되는 잡초 그리고 다른 초본식물, 떨어진 나뭇잎, 썩은 밀짚 등에서 나온 유기물질들로 채워졌을 때, 거대한 스펀지가 된다. 이런 토양이 있어야 홍수가 나지 않는다. 제아무리 훌륭한 강둑과 제방이 있어도 그것은 흘러내려오는 물을 잠시 보관할 수 있을 뿐이다. 잡초가 없으면 토양이 척박해지고, 토양이 척박해지면 홍수가 진다. 그리고 척박해진 토양을 다시 되살리려고 해도 잡초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잡초는 이처럼 중요하다.

    잡초학은 없고, 잡초방제학만 있는 우리나라

    우리나라에는 아쉽게도 잡초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곳이 없다. 오로지 농작물을 위해 잡초를 얼마나 말끔하게 해치울 것인가만 연구한다. 말하자면 농작물에게는 피해가 없으면서 잡초를 싹쓸이할 수 있는 제초제에 관한 연구만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초는 살아남았다. 잡초는 인간의 눈에 띄는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대지가 황폐화되어 농부들이 떠난 자리에서 잡초들은 땅의 복원을 위해, 아니 자연을 자연답게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외국에서는 이미 잡초에 관한 연구에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도 떼지 못하고 있다. 인식의 전환만이 새로운 연구를 낳고, 그 연구가 잡초의 생태학적 지위를 비로소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다.

    상생의 생태주의

    모든 유기체를 냉혹하게 지배하는 하나의 근본적인 법칙이 있다. 이것은 바로 상생의 법칙이다. 이 법칙에는 어떤 식으로든 인간이 개입할 수 없다. 이 법칙은 심오한 대자연의 변화에서 더없이 중요하고, 실제적인 농업에서도 그렇다. 아무리 훌륭한 인간도 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을 대신 할 수는 없다. 기껏해야 인간은 식물의 환경 조건을 향상시킴으로써 자연을 도울 수 있을 뿐이다.
    미국의 식민시대 선조들을 가르쳤던 실제적인 농업교사들은 대부분 인디언이었다. 인디언들은 아주 현명한 농학자였다. 그럼에도 식민시대의 개척자들은 ‘가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지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구의 근대농업을 받아들인 우리 역시 토양에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토양을 약탈하고 있다. 이제라도 병든 땅에서 생산된 농작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토양과 농작물과 잡초와 인간이 함께 ‘잘 사는’ 상생의 길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의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풍부한 도판과 사진

    이 책에는 50컷이 넘는 사진과 도판이 있다. 1960년대 이전의 도판과 현대의 사진을 함께 실어 책의 이해를 돕게 했다. 다만 미국의 환경에 맞게 씌어진 책이라는 점을 고려해 저자가 살았던 지역이나 연구했던 지역에서 자라는 종을 중심으로 했다. 그것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것들도 일부 있고, 귀화종으로 자라는 것들도 있다. 또한 집 주위나 들과 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들도 수록해 생태학이나 농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되도록 했다.